15회를 맞이하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집행위원장 장해랑, 이하 ‘DMZ Docs’)가 해외 경쟁 부문의 선정작을 발표했다. 기존의 국제경쟁 부문과 프로그램 개편의 일환으로 신설된 프런티어 경쟁 선정작이 우선 발표되며, 한국경쟁 선정작 역시 곧 발표될 예정이다.
DMZ Docs 프로그램 선정위원회는 “현실을 고발하고, 진실을 탐구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고유한 미덕과 가치에 충실한 작품”을 국제경쟁에, “다큐멘터리 영화의 관성에 도전하는 미학적 모험과 새로운 영화적 비전에 전념하는 작품”을 프런티어 경쟁에 선정하였다고 밝혔다.
국제경쟁 섹션에는 전쟁, 난민과 같은 국제적 이슈에서부터 사이버 성폭력 등의 사회적 문제, 가족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를 담아낸 10편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세계 각국 다큐멘터리스트들이 자신들만의 예술적 비전을 통해 대화와 논쟁의 의제를 던지는 작품들이다. 올해 타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어 많은 화제를 불러모았거나, DMZ Docs를 통해 최초 공개되는 작품들이 고루 포진해 있다.
먼저 폭력적인 현실을 각자의 방식으로 돌파해 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마더랜드>는 군대에서 목숨을 잃은 아들의 진실을 추적하는 어머니를, <퀸덤>은 거리에 나서 혐오와 폭력에 저항하는 러시아의 퀴어 예술가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밖에 <신원미상자의 이름>, <어두운 밤: 어디에도 없는>은 난민과 이주라는 지금 시대의 중요한 화두를 제기한다.
오랫동안 자신만의 주제를 숙성시켜온 각국 여성 감독들의 성숙함이 담긴 작품들도 두루 선정되었다. 해외로 떠나보낸 딸과의 애착과 유대감을 성찰하는 <평행 세계>, 한국전쟁이 자신의 가족에게 남긴 정신적 상흔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망명자>,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과거의 기억에서 출발하여 현재를 활보하며 남성적 질서에 도전하는 <블러드 하운드>는 모두 개인의 경험과 역사를 사회적 맥락으로 확장하는 사적 다큐멘터리의 수작들이다.
그 외에 일본 오키나와의 사진작가 이시카와 마오의 삶과 예술을 그린 <오키나와에 사랑을 담아>, 한 겨울 네팔의 오지에 남아 마을을 지키는 두 여자 노인의 일상을 담은 <마지막 겨울>, 현재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딥페이크 영상을 추적하는 여성의 용감한 여정을 따라가는 <어나더 바디>도 아시아 최초로 국제경쟁 섹션에서 만날 수 있다.
프런티어 경쟁은 ‘경계를 넘는다’는 사전적 의미에서 착안해 독창적인 시작과 급진적 화법을 추구하는 작품들을 위한 섹션으로 신설되었다. 인접 예술 장르와의 융합, 뉴 미디어의 발전을 반영하여 통념을 깨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7편이 소개된다.